2010년 9월 22일 수요일

백자대호 - 김원용


조선 백자의 미는

이론을 초월한 백의 白衣의 미
이것은 그저 느껴야 하며

느껴서 모르면 아예 말을 마시오.
원은 둥글지 않고, 면은 고르지 않으나

물레를 돌리다 보니 그리 되었고
바닥이 좀 뒤뚱거리나 뭘 좀 괴어놓으면

넘어지지야 않을 게 아니오.
조선 백자에는 허식이 없고

산수와 같은 자연이 있기에
보고 있으면 백운 白雲이 날고

듣고 있으면 종달새 우오.
이것은 그저 느껴야 하는

백의 白衣의 민 民의 생활 속에서
저도 모르게 우러나오는

고금미유 古今未有의 한국의 미
여기에 무엇 새삼스러이

이론을 캐고 미를 따지오.


이것은 그저 느껴야 하며

느끼지 않는다면 아예 말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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