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일 토요일

동성결혼 다음 인권패러다임은 다자간(多者間) 사랑 ‘폴리아모리 부부’



미국내 동성결혼을 허가하는 주들이 늘어나며 남녀의 일대일 결합이 아닌 결혼의 양태들이 속속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인간의 일생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을 볼 때 이들은 자신들의 결혼 양태가 올바르게 인식되고 정정당당히 인정받는 것을 자신들의 권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ABC 인터넷판은 그중 하나인 폴리아모리(Polyamory)에 대해 18일 특집기사를 게시했다. 다자간 사랑을 표방하는 폴리아모리가 동성결혼에 대한 운동 다음의 인권 패러다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폴리아모리를 표방하는 이들은 상대방을 독점하지 않고 다자간에 사랑을 나눈다. 이들 중 일부는 그룹으로 활동하며 해당 그룹 안에서 다양한 정신적, 육체적 관계를 맺는다. 함께 아이를 기르기도 한다. 폴리아모리스트라고 불리는 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여러 파트너와의 다양한 관계로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폴리아모리스트들은 "타인들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한 사람은 사랑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권리는 결혼을 그룹으로 인정해달라는 것. 더 이상 가족을 '부부와 그들의 자녀'만으로 정의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이들과 같은 공동체 생활도 '결혼 생활'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가 논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아모리스트인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러브(Love, 51)는 "미국 내 6개 주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이제는 폴리아모리 차례"라고 밝혔다.

폴리아모리 운동은 1960~70년대의 공동체 생활로부터 태동해 성장해왔다. 폴리아모리 그룹의 모임 중 하나인 '러브 모어'(Love More)는 1986년 설립돼 현재까지 3천여명의 회원이 실제 활동중이다. 전세계적으로는 1만5천여명이 회원목록에 올라있기도 하다. 폴리아모리 전문가 데보라 애너폴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공동체 형태"라며 "하와이에서는 부부 외 다른 파트너를 뜻하는 '푸날루아(punalua)'라는 단어도 엄연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아직 폴리아모리를 난잡한 행위, 죄악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그들의 모임이 성애적이라기 보다는 가족애적인 공동체문화의 하나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Jaxitty'라는 아이디를 쓰는 미국의 네티즌은 "20대 시절 폴리아모리 그룹에 속해있었다"며 "우리 그룹은 공동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등 의외로 평범한 가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9명의 멤버 중 2커플이 있었고 이따금 파트너가 바뀌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우리는 복잡하게 얽히기보다는 룸메이트같은 끈끈한 우정으로 이어져 있었다"고 폴리아모리에 대한 오해에 대해 반박했다.

미국 보수단체들은 이들에 대해 동성 결혼 반대와 같은 선상에서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부부는 남녀간의 결합으로만 이뤄지며 이 부부로부터 가정이 형성된다는 보수적인 가족의 정의를 고집하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에서는 최근의 잇단 동성 결혼 합법화가 결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열어놓은 꼴이라고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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