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생산되고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침입'하는 것이다.
p.41 그들은 구경할 수 있는 기회만 마주치면 구경의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구경에 수반되는 도덕적 책임에 개의치 않으며 구경에 몰두한다. 근대의 대중문화는 한마디로 just looking과 just fun의 세계이다.
p.96 1885년 파리에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그들은 부끄러움이나 공포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아요. 나체 주변에는 남자 못지않게 여자들도 많고, 모르그의 시체 주변에는 방문객이 넘치고, 거리의 소름끼치는 포스터는 새로운 소설이 나왔다고 알리며, 이 신문 저 신문에는 동일한 애용의 견본을 동시에 싣고 있어요.... 중략.... 이 편지는 프로이트가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파리의 외장과 표면에 혼란스러워 했음을 드러낸다. 그가 언급한 것처럼 파리 사람들의 삶은 도시 속에 숨겨져 있지 않았기에 부끄러움을 몰랐다.
p.97 개로와 언론은 의심할 바 없이 발흥하고 있던 소비문화에 노골적으로 연계되었다. 기 드보르가 이론화했고 많은 소비주의에 관한 역사학자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일상적 삶의 구경거리화는 자본이 삶으로 침투한 전형적인 사례였다. ...중략...밀랍 박물관, 파노라마, 디오라마, 극장과 같은 수많은 상업적 오락시설에 군중들은 사실적으로 재현된 '실제의 삶'을 구경하며 즐거워했다. 현실을 구경거리로 만듦으로써 도시 거주민들은 새로운 집합체를 구성하는 수단으로써 보는 것의(구경하는) 즐거움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p.103 공공장소에서 발견된 신원미상의 시체를 보관하는 장소였던 모르그는 익명성이라는 지극히 도시적인 경험을 대표한다. 익명성은 자유가 증대하면 소외도 증대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죽었는데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는 사실은 결국 도시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p.205 그레뱅 박물관은 '현재를 축복하고', '빠른 변화에 동참하고', '광범위한 만신전을 만들어내고',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 했다는 점에서 현대성을 지니고 있다. ... 중략.... 디오라마가 '지식을 향한 창'이었다면 그레뱅 박물관은 '파리를 들여다보는 구멍'이었다.
p.246 풍자만화가 로비다는 자신의 카툰 '샹피니 전투'파노라마에서 파노라마의 사실성을 조롱했으며 파노라마가 아직 구체화하지 못한 여러 특징들에 대해 언급했다. 로비다는 만화 아래 설명에서 파리봉쇄를 실감나게 체험하기 위해 사람들은 사흘 동안 머물면서 1인당 훈제 청어 한마리씩만 먹어야만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또 다른 설명문을 통해 전시실은 오싹할 정도로 추운데다 방문객들은 인공 폭우에 흠뻑 젖을 수도 있으며 '폭탄이 터지고 군가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가운데 훈장을 받을 만한 사람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설명했다. ...중략 ... 사람들이 사실적으로 재창조된 역사적 사건을 좋아했다는 점은 분명했던 것이다.
p.265 영화는 독창성이나 혁신적 기술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다. 영화는 세기말 파리에 내재되어 있는 영화적 문화를 구체화시켰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1) 아노미 :
사회적 규범의 동요·이완·붕괴 등에 의하여 일어나는 혼돈상태 또는 구성원의 욕구나 행위의 무규제 상태.
(2) 유리되다 : 1. 따로 떨어지게 되다. 2. 화합물에서 결합이 끊어져 원자나 원자단이 분리되다.
(3) Philippe Ariès (21 July 1914, Blois – 8 February 1984, Paris) was an important French medievalist and historian of the family and childhood, in the style of Georges Duby. Ariès has written many books on the common daily life. His most prominent works regarded the change in the western attitudes towards death.
(4) peep show : 1. 요지경 상자(작은 구멍으로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장치가 되어 있는 상자) 2. 핍 쇼(돈을 내고 작은 방 같은 곳에 들어가서 창을 통해 여자가 옷 벗는 것을 구경하게 되어 있는 것)
keep going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