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8일 일요일

100718

동생과 아쿠아리움에 다녀왔다. 서울 산지 십년 가까이 되지만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발 디뎌보지도 못했다. 사실 박물관이나 수족관 같은 것에 콧방귀 뀌며 살았다. (디자인전은 물론 흥미롭지만.) 너무 죽은지 오래되어 그 의미가 희미해진 것이나, 너무 생생하게 살아있어 그 의미가 희미해진 것들은 별로 보러가고 싶지 않았다.

 

한 십분 정도 지났을까

동생은 한 오분만에 한 장소 다 돌고 때 마다 "에이 재미없어 다봤어 갈래" 를 남발하는 한편

나는 "이게 도대체 뭐시다냐" 하며 눈이 휘둥그래져서 수족관에 얼굴 들이밀다시피 하면서 구경했다.

 

멸치때에서는 음마 저게 내가 먹던 멸치가 맞는거시여?....

거북이 볼때는 우왕ㅋ굿ㅋ 거북이 짱 잘 헤엄쳐

매너티 양배추 먹을 때는 TT우적우적 잘도 먹는다

불가사리 만질 때는 꺄악

상어 볼 때는 수컷인지 암컷인지 하나하나씩 정밀하게 관찰하고

촉수 긴 해파리 앞에서는 한 오분간 넋놓고 앉아있었다.(속으로 이아이들의 촉수가 엉키면 짤리거나 이러지 않을까? 생각하며 엉킨 촉수를 어떻게 푸는지 지켜보았다.)

 

나 혼자 너무 재밌게 봐서 동생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돌아오는 버스길에서는 우리 둘다 파무침이 되어 코골며 잤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